위대한 개츠비
국내도서
저자 : 프랜시스 스콧 피츠제럴드(Francis Scott Key Fitzgerald) / 김욱동역
출판 : 민음사 2003.05.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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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라카미 하루키의 상실의 시대(노르웨이의 숲)’을 보면서 위대한 개츠비를 보고 싶다고 생각했다

주인공이 몇 번이고 읽는 모습을 보면서, 주인공과 나가사와의 연결고리가 되어주는 것을 보면서 꼭 한번 읽어봐야겠다고 생각한 것이다

그리고 그 책을 드디어 읽었다.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는 항상 이 점을 기억하거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이란다.


개츠비. 과연 위대하다는 말이 어울리는지 의아하게 된 개츠비

그는 개츠비라는 그가 되고 싶었던, 어찌 보면 환상의 존재를 만들어 낸 것이라 생각한다

개츠비라는 인물로 살고 있던 적에 그는 꿈속에 있던 것 아닐까

데이지 역시 그의 꿈속에 있는 여자인 것이다

그녀는 물질 만능주의 속에 살고 있는 부유한 계급층을 가장 잘 보여주었다

그러하기 때문에 데이지는 오히려 그에게 더 상징적인 존재였다고 생각한다

마치 물질 만능주의 속 돈, 황금 등이 가장 빛나던 것처럼 개츠비의 삶에서 그녀가 가장 빛나던 것이다

돈과 황금이 곁에 없을 때 항상 원하게 되고 내 곁에 있더라도 더욱더 원하게 되지만 한순간 나를 나락으로 빠트릴 수 있는 존재인 것처럼 

데이지 역시 그에게 그런 인물이었다.


그래도 개인적으로 책 속에 나온 여러 사랑들 중 가장 진실되고 순수한 사랑은 개츠비가 데이지에게 보여준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물론 닉의 관점으로 개츠비를 보지 않았다면 톰과 데이지의 사랑의 훼방꾼으로 보였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책의 첫 페이지에 나온 구절처럼 그 사람의 상황을 통해 봐야 하지 않겠는가

5년 동안 한 사람만을 바라보고 그 사람을 위한 상황을 만들어 내기까지 그의 마음이 얼마나 절절했을지 그 누구도 알지 못할 것이다

그 깊이만큼 그의 사랑은 진실되게 돋았을 것이라 생각한다.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그득하죠.


이 말을 보기 전까지 나는 그저 데이지를 어린 소녀의 이미지로만 봤다

자신의 남편인 톰에게 여자가 있다는 사실을 알지만 지금의 생활에서 벗어날 용기가 차마 없는 여자이며 

재잘거리는 것을 좋아하는 모습이 소녀 같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소녀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었던 것이 돈이었다는 것을 알게 해준 말이었다

그녀 주위에 돈이 없었으면 과연 그녀는 그런 모습을 유지할 수 있었을까?

즉 그녀는 돈으로 만들어진 여자인 것이다

그녀는 결국 그 어떤 틀도 벗어나지 못했을 뿐 아니라 벗어나고 싶어 하지도 않았다

개츠비를 사랑했지만 톰에게 있는 그 생활을 놓치지 못했다

개츠비가 만들어낸 환경이 결국 거짓된 모습임을 어디선가 느꼈을 수도 있지만

어쨌든 그녀는 개츠비와 톰 둘 다를 사랑했을 것이다. 정도는 모르겠지만 그녀가 그 둘을 진정 사랑했던 것은 느낄 수 있었다

그러나 마지막에 그녀는 톰과 함께 개츠비를 결국 떠나고 만다

그녀의 환경에 맞추기 위해 노력한 개츠비를 버렸다기보다는 이용했다는 느낌을 받았던 건 왜일까?




사실 기대했던 것 만큼 훌륭한 작품처럼 느껴진 것은 아니었다

그 시대의 상을 내가 잘 모르기 때문일 수도 있고 현대 문학에 너무 길들여져 밋밋하게 느껴졌을 수도 있다

그래도 책에 나온 여러 인물들을 보면서 돈에 의한 여러 인간의 모습을 볼 수 있었다

내가 그 속에 주인공이라면 인물들과 물질들 사이에서 어떤 모습을 보였을까 생각하게 해준 책이다.




1. 누군가를 비난하고 싶을 때는 항상 이 점을 기억하거라. 세상 모든 사람들이 너처럼 유리한 상황에 놓여 있지 않다는 것이란다.


2. 삶은 단 하나의 창으로 내다보면 훨씬 더 성공적으로 보이게 마련이다. 이것은 결코 단순한 격언이 아니다.


3. 거리에서 신나게 놀던 아이들이 해 질 무렵 하나둘 집으로 돌아가듯이 한창 타오르던 햇살이 못내 아쉬운 듯 차츰 그녀의 얼굴에서 사라졌다.


4. 그러나 도시의 허공에 드높이 걸린 즐비한 노란 창문들은 어둠이 깔린 거리를 걷다가 우연히 고개를 든 사람에게 

인간의 비밀을 소곤거렸음에 틀림없다

그리고 나 역시 이상한 듯 올려다보며 호기심을 품는 사람 중 하나였다.


5. 나는 그의 부탁이 너무나 소박해 적이 감동했다

그는 5년을 기다려 저택을 사고 제 마음대로 날아든 하루살이들에게 기꺼이 별빛을 나눠주었다.

리고 정작 자신은 어느 날 오후에 남의 집 정원에서 자신을 불러주기만을 바랐던 것이다.


6. 지금은 너무 세게 죄었던 시계태엽이 반작용의 힘으로 풀리고 있었다.


7. 별과 달 사이만큼 가까워 보였던 것이다

하지만 지금 그것은 단지 부두에 켜진 초록 불빛에 지나지 않았다

그의 마음을 홀리고 있던 마법의 물건 하나가 사라진 것이다.


8. 자신의 시각으로 바라보던 것을 새로운 눈으로 바라보는 것은 서글픈 일이게 마련이었다.


9. 그는 마치 과거가 손 닿을 거리, 자신의 집 어두운 어딘가에 숨어있기라도 한 듯 사납게 휘둘러보았다.


10. 어떤 말이 내 입에서 튀어나올 것만 같아 나는 마치 놀란 숨을 토하려 안간힘을 쓰는 벙어리처럼 입을 벌렸다

그러나 아무 소리도 내뱉지 못했다

결국 나는 일껏 기억해낸 말들을 영원히 전하지 못했다.


11. 더위를 헤치고 달려나가려 기를 쓰는 그녀의 목소리는 부질없는 소리를 형상화하는 듯했다.


12. 그녀의 목소리는 돈으로 그득하죠.


13. 그래서 나는 문득 지능이나 인종의 차이보다 병든 자와 건강한 자의 차이가 훨씬 더 크다는 생각이 들었다.


14. 당신은 너무 많은 걸 바라요. 지금 난 당신을 사랑하고 있어요. 그걸로 만족하지 않는 거예요? 과거는 어쩔 수가 없어요.


15. 오직 스러진 꿈만이 더 이상 만질 수 없는 것을 만지려 기를 썼으며,

불행하지만 그렇다고 절망에 빠지지도 않으면서 맞은편의 그 잃어버린 목소리를 향해 버둥거리고 있었다.


16. 곰팡내가 나서 라벤더 향유에 푹 절여놓은 그런 로맨스가 아니라 번쩍거리는 최신형 자동차 냄새를 풍기는 싱싱한 로맨스가 있을 것 같았다.


 17. 그는 오래전 따스했던 세상은 사라지고 없으며, 너무 오랫동안 단 하나의 꿈을 품었던 것에 대해 값비싼 대가를 치렀다고 생각했음에 틀림없다.


18. 부주의한 운전자는 다른 부주의한 운전자와 마주치기 전까지만 안전할 뿐이라고. 그럼 나는 부주의한 운전자를 만난 셈이겠죠?


19. 그러므로 우리는 물결을 헤치는 배처럼 끊임없이 과거로 떠밀려 가면서도 결국은 그것을 거슬러 앞으로 나아가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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