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기술
국내도서
저자 : 에리히 프롬(Erich Fromm) / 황문수역
출판 : 문예출판사 2006.10.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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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사랑에 대한 태도는 성숙된 것일까?’라는 의문을 품고 있을 때 이 책을 보게 되었다

처음 제목을 보고 어떤 사랑을 해야 하는지 배워가자는 마음이었다

상황에 맞는 성숙된 태도를 배울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 것이다

그러나 이 책은 그런 내용을 담지 않는다. 오히려 철학에 가까운 책이다

사랑이라는 것에 대해서, 왜 인간이 사랑을 하게 되었으며 왜 사랑을 해야 하는가에 대해서

사랑을 통해 세계와 내가 어떤 식으로 결합되는지에 대해서 말하는 책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문제로 생각한다.


에리히 프롬은 첫 장에서부터 말한다. 사랑은 기술이라고

누구나 겪게 되는 감정이 아니라 노력하고 알려고 할 필요가 있는 기술이라고 말이다

경험으로 통해 내가 정의하는 사랑의 가치관을 형성해 간다는 정도의 생각만 하던 나에게

 그림을 그리거나 악기를 배우는 것과 같이 사랑이란 기술을 알아가려 하고 사랑을 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야 한다는 견해는 새롭게 다가왔다

사랑을 하면서 배워간다고 생각했으나 사랑을 위해 배워야 한다는 것은 미처 생각하지 못했던 것이다

그럼 무엇을 배워야 할까? 책에서 이것을 배워야 한다는 지표는 나와있지 않다

스스로 생각해 볼 수 있도록 공백으로 남겨둔 것 같다

앞으로 나의 사랑을 알아가기 위해 배워야 할 것들이 더 추가되겠지만 지금은 주는 사랑두 가지 관점을 통해 알아가려 한다.


주는 사랑


책에서 현시대의 사람들은 사랑하는 대상이 문제라고 생각한다고 했다

그래서 사랑하는 것은 쉬우나 사랑받는 것이 어렵다고 생각한다는 것이다

이 글을 보면서 솔직히 마음이 찔렸다. 내가 그랬기 때문이다

사랑에 실패하였을 때 나의 사랑은 온전한 것으로 보고 상대의 사랑이 잘못되었다고 판단하였다

나는 아름다운 사랑을 할 수 있는데 그 대상이 잘못되어 하지 못한 것이라고 말이다

지금도 상대와 가치가 달라 갈등이 생길 때, 자주 대상의 사랑이 틀렸다고 생각했다

결국 나는 받는 사랑을 원했던 것이다

제대로 주지 못한 채, 그저 받지 못하는 것만 신경 썼다. 그래서 생산적인 주는 사랑을 배워야겠다고 다짐했다

그의 말대로 나뿐만 아니라 현시대를 살아가는 대부분이 주는 사랑을 희생하는 사랑이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나의 무언가를 포기하거나 내가 가질 수 있는 것을 놓는 것이 주는 사랑이었던 것이다

그러나 진정한 준다는 의미는 나의 내면을 주는 것. 나의 행복, 에너지, 나의 분위기를 나눠주는 것이다

나로 인해 행복해질 수 있도록, 상대가 기쁨에 취할 수 있도록 해주는 것이 진정한 주는 사랑이다

이러한 사랑을 배워야 한다

생산적인 사람이 되어야 한다

나의 넘치는 생산물들을 줄 수 있도록, 나눈다는 개념보다도 함께 하는 것 자체가 나의 생산성의 일부가 되도록 배워야 한다

내가 사랑하는 모든 대상들에게 이러한 나의 내면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고 싶다. 이로부터 두 번째 관점도 나온다.




나의 행복한 감정, 에너지, 기술 들은 결국 나에게서 나온다

모든 것의 시작은 인 것이다. 인류의 사랑을 말할 때도 결국 인간이라는 것의 시작은 나로부터 시작되므로 나의 사랑이 포함된 것이다

를 알아야 한다. 나에 대해 민감해져야 한다

생각해보면 나에게 소중한 것에 조그마한 문제나 변화가 생기면 바로 알아차리곤 한다

그러나 정작 나의 문제나 변화는 발견하지 못한다

자라기 위해 뿌리를 깊게 묻고 위로 뻗어가는 나무들처럼 그것들이 깊게, 길게 성장할 때까지 알아채지 못하는 경우가 빈번히 있다

내가 나를 소중히 여기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자동차를 소중히 여기면 그 안의 공기가 달라지고 그 달라진 공기 덕분에 자동차 또한 좋아진다는 글을 책에서 본 적이 있다

나를 소중히 여기면 내 자신의 공기 또한 달라지지 않을까

나를 소중히 여기기 위해서는 나를 알아가야 할 것이다. 즉 나를 배워야 하는 것이다

내가 나를 배운다는 것이 모순으로 들릴 수도 있지만 나라는 대상과 알아간다는 것은 이상적이라고 다들 말하지 않는가

나 자신을 소중히 여기고 나를 사랑하는 것이 모든 사랑의 시작일 것이다.




두 사람이 서로 그들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사귈 때,

그러므로 그들이 각기 자신의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경험할 때 비로소 사랑은 가능하다.


분리된 것에 대한 불안을 해결하기 위한 해답, 즉 실존에 대한 해답이 사랑이라고 말한다

태어나 처음 어머니와의 분리를 경험하고, 자연과의 분리, 그 외의 여러 대상과의 분리를 겪으면서 내가 존재한다는 것에 대한 불안이 생기는 것이다. 사랑이란 것은 내 내면의 능동적인 힘이므로 실존의 해답이 된다는 것 같다

실존과 사랑이라는 단어의 조합이 마음에 들었다

왜 사랑을 해야 하는가?’의 대답이 되었기 때문이다

우리는 쉽게 사랑이라는 것을 말할 때 연인과의 사랑만을 다루지만 이 책에서의 사랑은 모든 것들에 대한 사랑을 말한다

그래서 실존이라는 단어가 더 마음에 와닿았다

그는 부모애, 형제애, 성애, 자기애, 신에 대한 사랑까지 다양한 사랑을 말한다

이러한 사랑은 실존에 대한 증명이 된다는 것이 멋들어지게 느껴졌다

그래서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사귄다는 말이 기억에 남나 보다

다른 여러 대상과의 사랑을 통해 내가 성장하고 이 땅에 자리하며 나를 형성해 가는 것이다

사랑이란 것은 그러한 존재인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사랑을 갈구하며 상처를 받더라도 사랑을 유지해 가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중간중간 이해하기 어려운 부분들도 많이 있었다. 그래서 리뷰를 쓰면서 부분적으로 책을 다시 읽었다

그러니 처음 봤을 때 보지 못했던 부분들이 더 보이면서 인상 깊은 구절들이 늘어났다

아마 시간이 좀 더 지나 내가 더 성장했을 때 이 책을 다시 보지 않을까 생각된다

아직 이 책을 오롯이 이해하기에 내가 부족한 것 같다

그래도 그동안 나 스스로 생각한 사랑이 얼마나 협소하고 이기적이었는지 느끼게 해준 책이었다

많은 것을 반성하게 되었고 나의 사랑에 대한 방향을 다시 생각할 수 있게 해주었다

사랑을 배우는 것에 있어 게을리하지 않을 것이다

, 즉 나의 실존을 위해, 그리고 나를 통해 행복해할 그들을 위해 말이다.




1. 우선 대부분의 사람들은 사랑의 문제를 사랑하는’, 곧 사랑할 줄 아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오히려 사랑받는문제로 생각한다.


2. 사랑에 대해서 배울 필요가 없다는 태도의 배경이 되는 두번째 전제는 사랑의 문제는 능력의 문제가 아니라 대상의 문제라는 가정이다

사랑한다는 것은 쉬운 일이고, 사랑할 또는 사랑받을 올바른 대상을 발견하기가 어려울 분이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3. 사랑에 대해서는 배울 필요가 없다는 가정에 이르게 하는 세 번째 오류는 

사랑을 하게 되는최초의 경험과 사랑하고 있는지속적 상태, 혹은 좀 더 분명하게 말한다면 사랑에 머물러있는 상태를 혼동하는 것이다.


4. 사랑처럼 엄청난 희망과 기대 속에서 시작되었다가 반드시 실패로 끝나고 마는 활동이나 사업은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5. 분리되지 않으려는 욕구가 얼마나 절실한가를 이해한다면

남과 다르다는 데서 느끼는 공포, 군중과 약간 떨어져 있다는 데서 느끼는 공포가 얼마나 강력한가를 이해할 수 있다

때로는 이러한 불일치에 대한 공포는 일치하려고 하지 않는 자를 위협하는 실제적 위험에 대한 공포로서 합리화되기도 한다.


6. 평등은 인간이 타인의 목적을 위한 수단이 되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의미했다

다시 말하면 만인은 각기 목적이고, 목적인 한에서만 동등하며, 서로 수단이 되는 일은 결코 없다.


7. 오늘날 평등은 일체성보다는 오히려 동일성을 의미한다.


8. 즉 모두 동일한 명령에 복종하면서도 각기 자신의 욕망에 따르고 있다는 확신을 갖게 하는 것이다.

현대의 대량 생산이 상품의 규격화를 요구하는 것처럼 사회적 과정은 인간의 표준화를 요구하고 이러한 표준화를 평등이라고 한다.


9. 완전한 해답은 대인간적 결합, 다른 사람과의 융합의 달성, 사랑에서 찾아볼 수 있다.


10. 중요한 것은 우리가 사랑에 대해 말할 때 어떤 종류의 합일에 대해 말하는지 알고 있는가 하는 것이다. 

실존의 문제에 대한 신중한 해답으로서 사랑을 말하고 있는가, 또는공서적 합일이라고 부를 수 있는 사랑의 미숙한 형태에 대해 말하고 있는가?


11. 사랑에서는 두 존재가 하나로 되면서도 둘로 남아 있다는 역설이 성립한다.


12. 그러나 활동에 대한 또 하나의 개념은 외부적 변화가 일어났든, 일어나지 않았든 인간의 타고난 힘을 사용하는 것을 가리킨다


13. 생산적인 성격의 경우, 주는 것은 전혀 다른 의미를 갖는다

주는 것은 잠재적 능력의 최고 표현이다. 준다고 하는 행위 자체에서 나는 나의 힘, 나의 부, 나의 능력을 경험한다

고양된 생명력과 잠재력을 경험하고 나는 매우 큰 환희를 느낀다

나는 나 자신을 넘쳐흐르고 소비하고 생동하는 자로서, 따라서 즐거운 자로서 경험한다.

주는 것은 박탈당하는 것이 아니라 준다고 하는 행위에는 나의 활동성이 표현되어 있기 때문에, 주는 것은 받는 것보다 더 즐겁다.


14. 준다고 하는 점에서 가장 중요한 영역은 물질적 영역이 아니라 인간적인 영역에 있다

어떤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주는 것은 무엇인가

그는 자기 자신, 자신이 갖고 있는 것 중 가장 소중한 것, 다시 말하면 생명을 준다.

이 말은 반드시 남을 위해 자신의 생명을 희생한다는 뜻은 아니다

오히려 자기 자신 속에서 살아 있는 것을 준다는 뜻이다

그는 자신의 기쁨, 자신의 관심, 자신의 이해, 자신의 지식, 자신의 유머, 자신의 슬픔 - 

자기 자신 속에 살아 있는 것의 모든 표현과 현시를 주는 것이다.


15. 만일 내가 다른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그(또는 그녀)와 일체감을 느끼지만 이는 있는 그대로의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이지,

내가 이용할 대상으로서 나에게 필요한 그와 일체가 되는 것은 아니다.


16. 이비밀을 알게 해주는 또 하나의 길은 사랑이다

사랑은 다른 사람에게 적극적으로 침투하는 것이고, 이러한 침투를 통해 알려고 하는 나의 욕망은 합일에 의해 만족을 얻는다

융합하는 행위를 통해 나는 당신을 알고 나 자신을 알고 모든 사람을 안다그리고 나는 아무것도 알지못한다.


17. 어린아이의 사랑은 나는 사랑 받기 때문에 사랑한다는 원칙에 따르고, 성숙한 사랑은 나는 사랑하기 때문에 사랑받는다는 원칙에 따른다

성숙하지 못한 사랑은 그대가 필요하기 때문에 나는 그대를 사랑한다는 것이지만

 성숙한 사랑은 그대를 사랑하기 때문에 나에게는 그대가 필요하다는 것이다.


18. 만일 내가 참으로 한 사람을 사랑한다면 나는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세계를 사랑하고 삶을 사랑하게 된다

만일 내가 어떤 사람에게 나는 당신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다면 

나는 당신을 통해 모든 사람을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세계를 사랑하고 당신을 통해 나 자신도 사랑한다고 말할 수 있어야 한다.


19. 이기심과 자기애는 동일한 것이기는커녕 정반대되는 것이다

이기적인 사랑은 자기 자신을 엄청나게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거의 사랑하지 않는다. 사실상 그는 자기 자신을 미워한다.


20. 사실상 비이기적인 어머니의 영향이 더욱 나쁜 경우가 많다

자녀들은 어머니의 비이기주의 때문에 어머니를 비판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어머니를 실망시켜서는 안 된다는 압박을 받는다. 아이들은 덕이라는 가면 아래서 삶에 대한 혐오를 배운다.


21. 우리의 성격은 교환하고 받아들이고 사게 팔아버리고 소비하는 데 적합하다

모든 것은, 물질적 대상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대상도, 교환과 소비의 대상이 된다.


22. 신경증적 사랑의 기본적 조건은 애인가운데 한 사람 또는 두사람이 모두 어버이 상에 애착을 느끼고 있고

어른이면서도 일찍이 아버지 또는 어머니에 대해 품고 있던 감정, 기대, 공포를 애인에게 전이한다는 사실에 있다.

이러한 사람들은 유아적 관계 유형에서 결코 벗어나지 못했고, 어른으로서의 애정적 욕구에 있어서도 이러한 유형을 추구하고 있다.


23. 신경증적 사랑의 또 하나의 형태는 자기 자신의 문제를 회피하고 

그 대신에 사랑하는사람의 결함이나 결점에 관여하려고 투사적 메커니즘을 이용하는 것이다.


24. 두 사람이 서로 그들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사귈 때

그러므로 그들이 각기 자신의 실존의 핵심으로부터 자기 자신을 경험할 때 비로소 사랑은 가능하다

오직 이러한 핵심적 경험에만 인간의 현실이 있고 오직 여기에만 생기가 있고 오직 여기에만 사랑의 기반이 있다

사랑은 이와 같이 경험될 때에만 끊임없는 도전이다

사랑은 휴식처가 아니라 함께 움직이고 성장하고 일하는 것이다.


25. 내가 자립할 수 없기 때문에 다른 사람에게 집착한다면, 그 또는 그녀는 생명을 구조하는 자일 수는 있지만 그 관계는 사랑의 관계가 아니다.

역설적으로 말하면 홀로 있을 수 있는 능력은 사랑할 수 있는 능력의 조건이 된다.


26. 우리는 자기 자신에 민감하지못하면 정신 집중도 배우지 못한다. 


27. 객관적으로 생각할 수 있는 능력은 이성이다. 이성의 배후에 있는 정서적 태도는 겸손한 태도이다

객관적이라는 것, 곧 자신의 이성을 사용하는 것은 우리가 겸손한 태도를 가지게 되었을 때

어린아이로서 꿈꾸고 있던 전지전능의 꿈으로부터 벗어났을 때 비로소 가능하다.


28. 교육과 반대되는 것이 조작이며, 조작은 이러한 가능성의 성장에 대한 믿음의 결여

그리고 어른이 어린아이에게 바람직하지 못한 것을 억압해야만 비로소 어린아이가 올바르게 되리라는 확신에 바탕을 두고 있다.

로봇에게는 신앙이 필요하지 않다. 로봇에게는 생명이 없기 때문이다.


29. 사랑은 활동이다

내가 사랑하고 있다면, 나는 그나 그녀만이 아니라 사랑받는 사람에 대해 끊임없이 적극적 관심을 갖는 상태에 놓여 있다

내가 게으르다면, 내가 끊임없는 각성과 주의와 활동의 상태에 있지 않다면, 나는 사랑받는 사람과 능동적으로 관계 할 수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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